티스토리 뷰

반응형

모노노케 히메 (1997)

1997년 7월 12일에 개봉한 모노노케 히메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한 애니메이션입니다. 한국에는 2003년 4월 25일 원령공주라는 타이틀로 개봉을 했습니다. 상영시간은 135분으로 전작인 붉은 돼지가 93분인 것을 비교하면 상당히 긴 영화입니다.

상영 등급은 전체 이용가이지만, 영화는 밝은 부분보다는 전반적으로 무겁고 진중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때로는 징그럽고 잔인한 장면도 등장하기 때문에 아이보다는 어른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살아라. 그대는 아름답다.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고, 그 곳에 태고적 신들이 살고 있던 먼 옛날, 동쪽 끝에 있는 에미시 일족 마을에 어느 날 재앙신으로 변한 멧돼지 신 나고가 나타나 여기저기 숙대밭을 만듭니다.

아시타카는 나고를 활로 쏴 죽이면서 마을과 여자들을 구하지만, 멧돼지 신의 원한이 나고의 팔에 저주로 남아버립니다.

그 저주는 뼈를 파고 들어 결국 죽게 되는 것이었고, 아시타카는 멧돼지 몸에 박혀있는 납덩이를 가지고 자신이 걸린 저주를 풀기위해 마을을 떠납니다.  

 

서쪽으로 향하던 도중 작은 마을에서 전쟁에 휘말렸고, 아시타카는 여인을 구하려 활을 쏘는데 갑자기 팔이 꿈틀대며 저주의 형태가 일렁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활은 상대 무사의 팔을 날려버리거나 목을 날려버리는 위력을 보입니다.

또 다른 마을에 다다른 아시타카는 쌀을 사기위해 작은 소란에 휘말린 것을 지코 스님이 구해줍니다. 

그날 저녁 밥을 함께 먹으며 아시타카는 그에게 사슴신이 사는 숲에 대해 이야기를 듣게 됐고, 날이 밝자마자 사슴신을 찾아 길을 나섭니다.

 

숲을 건너가던 중 물에 떠내려오는 부상자를 구해준 아시타카는 저 멀리 커다란 들개들과 함께 있는 신비한 소녀를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소녀는 말을 걸어오는 아시타카에게 꺼지라는 말을 남기고 들개들과 사라집니다.

그리고 부상자들의 마을로 가기위해 사슴숲에 들어간 그들은 저멀리 황금색 빛이 나는 사슴을 만나게 됩니다. 그 사슴이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면서 부상자들과 아시타카는 몸이 조금 가벼워짐을 느낍니다.

 

타타라 마을에 도착한 그들은 아시타카를 자신을 구해준 은인이라 소개했고, 마을 사람들은 고마움에 마을 안으로 데려가 환영해줍니다. 저녁에 마을 사람들과 밥을 먹으면서 지금의 마을은 지도자인 에보시가 제철소를 만들기 위해 이곳의 산을 모조리 파괴했고, 원래 산의 주인인 나고 신을 죽였다는 이야기를 듣게됩니다.

식사가 끝난 후 에보시를 직접 만난 아시타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납덩이를 보여주며 이것이 에보시가 죽인 나고 신의 몸 속에 있었던 것이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에보시는 그 납덩이의 진실을 알고싶다면 자신을 따라오라고 했고, 그녀를 따라 도착한 곳에는 나병 환자들이 화승총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납덩이는 자신이 쏜 총알이 맞다고 말하며, 저주를 엄한데 내렸다고 나고 신을 조롱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에 분노한 아시타카의 팔이 멋대로 검을 뽑으려는 것을 아시타카가 막아냅니다.

그때 붕대를 온 몸에 감은 환자가 자신도 저주를 받아 이렇게 누워있지만, 에보시는 유일하게 자신들을 사람으로 대해 준 사람이니 죽이지 말아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녀는 자연을 파괴하고 신들과 맞서싸우지만, 한편으로는 제철소를 짓고 여기서 나병환자들이나 팔려가는 여자들을 구해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됩니다.

 

그날 밤 제철소에 여인들을 도와주던 아시타카는 그곳을 공격해 온 모노노케 히메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에보시와 모노노케 히메는 서로 대치했고, 마을 사람들도 모두 모노노케 히메를 둘러싸 공격할 틈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아시타카가 그 둘의 사이에 들어가 둘다 기절시켰고, 자신은 모노노케 히메를 데리고 마을을 빠져나가겠다며 돌아서서 나갑니다. 하지만 뒤에서 들개에게 물려죽은 남편을 잃은 여인이 이성을 잃은 바람에 화승총의 총알이 아시타카를 관통하게 됩니다. 피를 흘리며 그는 마을의 문을 열고 그곳을 빠져 나갑니다.

 

아시타카는 야쿠르에 모노노케 히메를 태우고 가다가 과다출혈로 땅에 떨어집니다. 그때 그녀를 산이라 부르는 들개가 나타나 아시타카의 머리를 물자 산은 그는 자신의 것이라고 말하며 제지합니다.

그리고 희미하게 정신이 든 아시타카에게 자신을 왜 가로막았냐고 따졌고, 이에 그녀가 죽는게 싫었다고 답합니다. 하지만 산은 인간만 쫓아내면 자신은 죽어도 좋다고 괜히 끼어들어서 개죽음을 당하냐며 그의 검으로 목을 찌르려고 할 때, 아시타카는 살아라는 말을 합니다. 그리고 그대는 아름답다는 말을 건내고 눈을 감습니다.

이에 놀란 산은 뒷걸음 쳤지만, 이내 그를 사슴신에게 운명을 맡기겠다며 데려갑니다. 

 

다음날 날이 밝고 숲의 한편에는 옷코토누시라는 멧돼지 신 일행이 나타납니다. 여전히 사슴숲의 어두운 물속에 잠겨있는 아시타카는 꿈에서 사슴신을 다시 만났고, 자신의 상처를 사슴신이 낫게해줍니다.

그리고 꿈에서 깨어났고, 자신의 상처도 꿈에서처럼 깨끗하게 사라져있었습니다. 산은 깨어난 그에게 고기를 먹여줬고 그때 모로와 들개들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곧이어 멧돼지 신 일행도 나타납니다. 그들은 왜 사슴신이 있는 곳에 사람이있는가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고, 나고 신을 사슴신이 살려주지 않음은 들개 일족이 사슴신을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억지까지 부립니다. 아시타카는 나고 신을 죽인 것은 자신이라며 있었던 일을 말해줍니다.

그리고 멧돼지 신들의 우두머리인 옷코토누시에게 나고 신의 마지막을 전해줍니다. 옷코토누시는 재앙 신이 되어버린 나고 신을 안타까워하며, 저주를 풀 수 있는 방법이 없냐고 묻는 아시타카에게 숲을 떠나라는 말만 남깁니다.

계속해서 옷코토누시는 일족이 망하더라도 인간들을 멸하겠다 엄포하며 무리들과 함께 그곳에서 떠납니다.

 

다음 날 아시타카는 숲밖으로 나왔고, 먼 곳에서 나는 폭발 소리와 함께 무사들의 추격을 받기 시작합니다. 그 폭발은 타타라 마을에서 나는 것이었고, 마을은 쳐들어온 아사노 군대와 전투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아시타카는 마을로 가 토키를 만났고 에보시의 행방을 묻지만 그녀는 남자들과 사슴신을 잡으러 숲으로 갔다고 말합니다. 에보시를 찾으러 가는 길에는 연기와 온 사방이 짐승을 태우는 냄새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옷코토누시의 멧돼지들이 전멸했고 맞서던 인간들도 많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 곳에서 한 승려에게 아시타카는 에보시의 행방을 물었지만, 승려는 이 전쟁과 상관없는 사람은 꺼지라는 말을 합니다. 소란스러움에 주변 남자들이 다가왔고 아시타카를 알아본 타타라 마을 남자들은 아시타카가 전한 말을 듣고 분노합니다.

지코가 이끄는 승려무리와 에보시는 마을 남자들을 미끼로 삼아 멧돼지를 유인해 죽이게 했고, 자신들은 사슴신의 목을 가지러 숲으로 들어간 것이었습니다.

 

그때 죽은 멧돼지 무리에 깔린 들개의 소리가 났고, 아시타카와 타타라 마을 남자들이 힘을 합쳐 구해줍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에게는 마을로 돌아가 호수근처에 숨어있으라 말하며, 산을 찾으러 들개와 떠납니다.

한편 사람들 공격에 부상을 입은 옷코토누시와 산 그리고 들개는 사슴 신에게 가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죽은 멧돼지들의 가면을 쓴 사람들이 나타났고, 옷코토누시는 죽은 전사들이 살아돌아왔다며 흥분합니다. 옆에 있던 산은 말렸지만 소용이 없었고, 이를 본 들개는 산에게 버리고 도망가자고 말합니다. 산은 이대로 두면 재앙신이 될거라며 들개를 모로에게 보냅니다. 옷코토누시는 결국 쓰러졌고 재앙의 촉수가 일어나더니 재앙 신이 되어갑니다. 옆에 있던 산은 촉수를 덜어내며 재앙 신이 되지말라고 말하지만 사람이 던진 돌에 기절했고 그대로 재앙 신의 촉수에 갇히고 맙니다.

 

사슴신의 연못에 도착한 아시타카는 그곳에 누워있는 모로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그곳에 재앙 신으로 변한 옷코토누시와 멧돼지 가죽을 쓴 사람들이 나타납니다. 아시타카는 그들에게 여기서 싸우면 사슴 신은 나타나지 않는다며 옷코토누시 속에 허우적대고 있는 산을 발견하고 뛰어들어가지만, 몸부림치는 바람에 연못으로 튕겨져 나갑니다. 그때 모로가 깨어나 옷코토누시를 물어뜯습니다.

그리고 사슴 신이 나타나면서 옷코토누시의 재앙의 척수는 사라졌고, 가까이 다가가 숨을 거둬갑니다. 곧이어 달을 향해 목을 늘리며 점점 몸이 투명한 데이다라봇치로 변해갑니다.

이를 지켜보던 에보시는 총을 겨눴고 아시타카는 그녀의 총을 향해 검을 던졌지만 이내 총알은 날아가 사슴 신의 목이 떨어집니다. 데이다라봇치의 몸은 갑자기 검은 덩어리로 부풀더니 곧이어 액체가 사방으로 흩어집니다. 그 액체에 맞은  

모든 것은 죽고 있었습니다. 에보시는 서둘러 사슴의 머리를 지코에게 던져주는데, 죽은 줄 알았던 모로의 머리가 그녀의 팔을 물어뜯어버립니다. 지코 일행은 사슴의 머리를 가지고 도망쳤고, 아시타카는 에보시와 곤자를 액체로부터 벗어나게 도와줍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꼭 에보시를 데려오겠다고 약속했다 전하고 사슴의 머리를 되찾으러 지코를 뒤쫓아갑니다.

 

새벽은 다가오고 그 액체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타타라 마을까지 다가옵니다. 사람들은 두려워했고, 이때 아시타카가 나타나 어서 피하라는 말을 전해줍니다. 그리고 마을은 액체가 덥쳐 불이 치솟기 시작합니다.

한편 지코 일행을 찾은 아시타카와 산은 그들을 만나 설득했고, 액체가 턱밑까지 차서야 그들은 포기하고 사슴 머리를 내어줍니다. 아시타가와 산은 사슴 머리를 데이다라봇치에게 돌려줬고, 동이 트면서 머리를 되찾은 데이다라봇치는 호수로 쓰러집니다. 이윽고 파괴된 숲과 마을이 녹색으로 뒤덮이기 시작했습니다. 

 

풀 숲에 쓰러진 아시타카와 산은 깨어나 사슴 신이 바꿔논 풍경을 바라봅니다. 아시타카의 저주 역시 풀렸고, 상처만 남아있습니다. 산은 더이상 사슴신이 죽은 사슴신의 숲이 아니라며 슬퍼했고, 그녀에게 사슴신은 죽은게 아니라 지금은 형태만 잃었을 뿐 다시 나타날것이고, 나에게는 삶을 주셨다며 위로해줍니다.

산은 이 말에 마음이 풀렸고, 아시타카를 좋아하지만 인간을 용서할 수 없을 것 같다라고 말합니다. 이에 아시타카는 산은 숲에서 자신은 타타라 마을에서 살테니 함께 사는거라고, 야쿠르와 함께 만나러 가겠다는 말을 하고 작별합니다.

산도 들개들과 함께 숲으로 돌아갑니다.

 

전설적 기록을 남긴 지브리 명작 중의 명작

영화 모노노케 히메는 25년이 지난 지금도 지브리 영화하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함께 떠오르는 영화 중 하나입니다. 영화 평론 사이트인 로튼 토마토 기준으로 평점이 93%나 되는 아주 신선도 높은 영화로 여러 사람들에게 여전히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또 개봉 당시 일본에서 무려 1년이나 극장에서 상영하는 전설적인 기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어릴 때 봤을 때의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다시 봤는데, 전체 상영등급임에도 상당히 표현이 고어적인 부분이 많았습니다. 아시타카가 저주를 받은 팔로 활을 쏘면 그 활은 정확히 상대방에게 꽂혀 목이 날아간다거나 팔이 잘려나가는 상황을 아주 서슴없이 적나라하게 표현되어있었습니다.

또 영화는 많은 사회적 문제가 녹아있었습니다. 남녀 간의 차별적인 문화라던가, 인간의 이익을 위해 자연을 무분별하게 파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자연의 재난 앞에 모든 것을 잃지만 살아있기에 다시 살아가야만 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이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야기는 분명한 결말을 내지만, 그 어디에도 사람이 옳다, 신 또는 자연이 옳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아시타카와 산의 대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산은 아시타카를 좋아하지만 인간은 용서할 수 없었고, 아시타카는 그런 산이 원하는 대로 살아가게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찾아가겠다고 말합니다. 결국 서로의 방식을 인정하고 조금씩 양보하면서 살아가기 위한 타협점을 찾는 노력을 하는 것입니다.

 

어릴 때는 그저 저주받은 멧돼지 신의 모습이나 사슴 신의 머리만 인상에 강하게 남아서 모노노케 히메라는 유명한 애니메이션이 있었지라고만 생각했는데, 크고 나서 다시 봤을 때 왜 이 영화가 그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명작이라 불리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