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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기울이면 (1995)

1995년 개봉한 귀를 기울이면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같은 제목의 만화를 원작으로 영화화되었습니다. 한국에는 2007년에 개봉을 했고, 상영시간은 111분입니다.

이전의 스튜디오 지브리의 영화에 비해 일상적인 로맨스 분위기가 강하고, 여기에 등장하는 고양이 남작 바론은 이후 고양이의 보은을 이어주는 중요한 매개체가 되어줍니다.

 

너를 보면 나도 꿈을 꾸고 싶어 져

츠키시마 시즈쿠는 중학교 3학년으로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밝고 귀여운 소녀입니다. 책을 보다가 우연히 아버지가 근무하는 도서관에서 빌린 책의 도서대출카드에서 아마사와 세이지라는 이름을 발견합니다. 왠지 익숙한 이 이름은 자신이 읽은 책에 항상 먼저 기록되어 있습니다. 시즈쿠는 그가 누구인지 궁금해합니다.

 

학교 발표회에서 쓰기로 한 컨트리 로드 노래를 개사한 가사가 씌여진 종이를 학교 벤치에 두고 간 것을 어떤 남자아이가 읽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 남자애는 개사한 것을 비아냥댔고 시즈쿠에게 안 좋은 첫인상을 남깁니다.

그 둘은 얼마지나지 않아 다시 만나게 됩니다. 그날은 시즈쿠가 아버지의 도시락을 가지고 도서관에 가고 있는데, 지하철 좌석에 앉아 있는 뚱땡이 고양이를 만나게 됩니다. 

 

내려야 하는 정거장에 고양이도 함께 내렸고, 어디로 인가 가는 고양이의 뒤를 따라 시즈쿠도 갑니다. 고양이를 따라 간 그녀는 골동품 가게인 지구옥 앞에 도착합니다. 그곳에 진열되어있는 고양이 남작 인형 바론을 보다가 가게로 들어갔고, 골동품 가게 주인인 할아버지 니시 시로를 만납니다.

한참 할아버지와 골동품 시계를 보다가 아버지가 떠오른 시즈쿠는 얼른 도서관으로 향합니다. 한참을 달리다가 보니 손에 들고 있어야 할 도시락 가방이 없었습니다.

그때 첫인상이 좋지않았던 남자애가 다시 나타나 도시락 가방을 전달해줬고, 여자애 치고 많이 먹는다는 놀림도 잊지 않았습니다.

 

후에 시즈코는 다시 시로 할아버지의 골동품 가게에 바론 남작인형을 보러 갔고, 거기서 이 남자애를 또 만납니다. 그는 그 골동품 가게에서 시로 할아버지 밑에서 바이올린을 제작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었고, 시즈쿠와 같은 학교 동급생으로 이름은 아마사와 세이지, 그토록 궁금해 하던 이름의 주인공이었습니다.

사실 그는 오래 전부터 시즈쿠를 알고 있었고, 그녀보다 책을 먼저 읽기 위해 닥치는 대로 도서관의 책을 빌려보기도 하고, 책을 읽고 있는 시즈쿠 곁에 몰래 앉아서 지켜보기도 했었습니다. 

 

이날을 계기로 둘은 친해집니다. 세이지는 중학교를 졸업하면 이탈리아로 바로 유학을 가 본격적으로 바이올린 제작을 배울 예정이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시즈쿠는 한편으로는 자신의 목표가 뚜렷한 세이지가 대견하고 부럽기도 했지만,

자신은 아무것도 목표가 없음에 위축됩니다.

세이지가 이탈리아로 떠난 뒤 자신도 세이지에게 뒤쳐지지않기 위해 고양이 인형 바론을 주인공으로 한 귀를 기울이며라는 소설을 쓰기로 하고 시로 할아버지에게 약속합니다. 고등학교 입시를 눈앞에 두고 공부는 하지않고 오로지 소설을 쓰는 것에만 집중한 시즈쿠의 성적은 날이 가면 갈수록 떨어져 가족들과 다투기까지합니다.

 

하지만 그녀를 끝까지 믿어준 아버지가 있어 소설을 완성할 수 있었고, 첫 구독자인 시로 할아버지에게 달려가 보여줍니다. 시로 할아버지는 세이지처럼 아직은 완성되지 않았지만 잘 읽었다고 칭찬해줬지만, 시즈쿠는 스스로 글을 쓰면서 자신이 너무 부족했다는 사실에 눈물을 흘립니다. 시로 할아버지의 따뜻한 격려로 그녀는 다시 발전된 소설을 쓰기로 다짐하고 다시 수험생으로 돌아갑니다.

 

다음 날 새벽 창문 밖에 내다 본 시즈쿠는 깜짝 놀랍니다. 이탈리아에 있을 세이지가 자신의 집이 있는 곳에 와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이지는 잠깐의 휴식기간에 시즈쿠가 보고 싶어서 돌아왔고, 그녀와 함께 자신만 알고 있는 비밀의 장소로 찾아갑니다. 해가 뜨는 모습이 보이는 높은 곳에서 세이지는 미래에 시즈쿠와 결혼을 하고싶다고 다시 고백했고, 시즈쿠 역시 좋아하며 받아줍니다. 그렇게 그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미래를 향해 한걸음씩 걸어가기 시작합니다.

 

 

풋풋하고 순수한 첫사랑의 설렘이 가득한 영화

귀를 기울이면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과 함께 스튜디오 지브리의 대표적인 로맨스 영화입니다. 중학생인 시즈쿠와 세이즈의 풋풋하고 순수한 첫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아도 둘이서 동이 트는 새벽녘에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장면은 한 번쯤은 봤을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중학생은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게 당연한 시대였지만, 영화에서 미뤄봤을 때 아직은 고등학교에 입시시험을 쳐서 합격을 해야 갈 수 있는 상황인 것으로 보입니다.

수험생이지만 진학을 앞두고 자신의 미래의 목표가 뭔지 고민하는 모습도, 남자 친구인 세이지와 알콩달콩함도, 또 세이지는 확고한 자신의 꿈을 향해 앞서가는데 자신은 아무런 꿈도 없이 뒤처지기만 하는 불안함도 저때만 가능한 모습이라 생각됩니다.

 

영화의 스토리는 굉장히 아기자기하고 깔끔합니다. 시작은 자신이 보는 책에 있는 도서대출카드에 항상 먼저 적힌 이름의 남자가 누군지 궁금해하지만 세이지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합니다. 계속 자신 앞에 나타나는 세이지에 대해 시즈쿠는 자신을 놀려먹는 거라고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후에 자신이 궁금해하던 이름의 남자가 세이지 임도, 세이지가 항상 시즈쿠보다 먼저 도서대출카드에 이름을 적겠다고 닥치는 대로 도서관의 책을 읽는다거나, 책을 읽고 있는 시즈쿠 곁에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워합니다. 

이탈리아 유학에서 잠시 쉬는 동안 돌아온 세이지는 시즈쿠가 보고 싶어서 새벽같이 찾아오는 순애적인 모습도 보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비밀장소에서 일출을 보며 미래에 결혼을 약속하는 장면도 너무 풋풋했습니다.

 

또 재밌는 점은 시즈쿠가 세이지에게 뒤처지지 않게 자신은 쓰고 싶은 소설을 쓰겠다고 다짐하게 되는데, 성적까지 떨어지면서 끝끝내 완성한 소설은 잠깐잠깐 영상으로도 비치지만 이후에 제작된 고양이의 보은이었습니다.

또 시즈쿠가 아버지 도시락을 챙겨 도서관에 갈 때 같이 지하철을 타고 간 뚱땡이 고양이는 문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고양이의 보은에서 바론 남작과 함께 하루를 도와주는 르날도 문으로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

 

영화의 주제곡은 컨트리 로드인데, 이 곡은 미국 컨트리 가수 존 데버가 발표한 Take Me Home, Country Roads를 일본어 가사로 번안한 곡입니다. 또 배경에 등장하는 풍경은 실제로 존재하는 풍경이라 사실감을 더해줍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어른들의 로맨스였다면, 풋풋한 첫사랑의 기억을 추억 삼아 영화를 감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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