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너의 이름은. (2016)

너의 이름은 2016년 8월에 개봉한 장편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초속 5센티미터, 언어의 정원 등을 감독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영화입니다. 한국에는 조금 더 늦은 2017년 1월에 개봉했고, 이후 재개봉과 특별전을 포함하여 6번이나 극장가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글로벌 흥행 1억 달러 이상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순위 3위에 오를 정도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습니다. 상영등급은 12세 이상 관람가이고, 러닝타임은 107분입니다.

 

아직 만난 적 없는 너를, 찾고 있어.

영화는 남녀 주인공이 자신의 집에서 아침을 맞이하며 시작됩니다. 꿈속의 풍경처럼 아름다웠던 혜성이 떨어진 그날 밤 이후 두 사람은 계속 무언가를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찾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산속 깊은 마을 이토모리에 살고 있는 소녀 미야미즈 미츠하와 도쿄에 살고 있는 소년 타치바나 타키는 어느 날부터 마치 다른 사람이 되어 그 사람의 삶을 산 듯한 꿈을 꾸기 시작합니다. 이상하게도 깨어나면 내용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미츠하와 타키는 기억에 없는 일들이 일어난 것을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서 깨닫게 됩니다. 그 둘은 꿈을 꾸는 것이 아닌 어느 시점인지는 모르지만 서로의 몸이 바뀌어서 미츠하는 타키로, 타키는 미츠하가 되어 살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서로의 삶을 지켜주기 위해 일어난 일들을 각자 스마트폰에 메모로 남겨서 다음 날 깨어났을 때를 대비하기로 약속합니다.

 

미츠하로 변한 타키는 어느 날 할머니 그리고 미츠하의 동생과 미야미즈 가문의 신지를 방문하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신지에 쿠치카미자케를 봉납하고 돌아가는 길에 할머니는 이상한 낌새에 미츠하로 변한 타키를 바라보며, 지금 꿈을 꾸고 있지 않니?라고 물었고 놀라서 타키는 깨어나게 됩니다.

 

꿈에서 깬 타키는 타키의 아르바이트 가게의 선배인 오쿠데라와의 데이트 날이라는 미츠하의 메모를 보고 허겁지겁 약속 장소로 향합니다.

한편 미츠하는 자신이 오쿠데라 선배와 데이트하지 못한 아쉬움을 내뱉으며 학교 갈 준비를 하는데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마구 흐르기 시작합니다. 그날 저녁 복잡한 마음을 뒤로하고 미츠하는 마을의 가을 축제에 친구들과 가게 됐고, 미츠하의 머리 위로 혜성이 지나가며 갈라진 혜성이 마을에 떨어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오쿠데라 선배와 데이트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타키는 자기 스마트폰에 남긴 오늘 밤 혜성이 지나갈 거라는 미츠하의 메시지를 보게 됩니다.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던 타키는 미츠하에게 전화를 걸어보지만 전화는 이어지지 않습니다. 그날 이후 두 사람의 몸이 바뀌는 일도 더 이상 일어나지 않습니다.

 

미츠하가 궁금했던 타키는 자신이 그린 이토모리의 그림을 들고 오쿠데라 선배와 친구 츠카사와 함께 찾아 떠납니다. 하지만 별다른 정보를 얻지 못했고, 그들은 어느 작은 라멘 가게에 들어갑니다. 그곳의 주인아저씨는 타키의 그림을 보고 이토모리인 것을 알아챘고, 타키와 함께 마을로 향합니다.

마을에 도착한 타키는 거대한 호수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그곳을 보고 충격을 받습니다. 3년 전 혜성의 파편이 떨어져 당시 마을 주민의 1/3이 사망했고 혜성의 파편이 호수에 떨어지면서 거대한 쓰나미가 일어나 마을을 덮쳐서 마을이 통째로 사라진 것입니다.

믿을 수 없었던 타키는 자신의 스마트 폰을 열어 미츠하가 남긴 메시지를 봤지만, 갑자기 그 많은 메시지는 타키가 보는 앞에서 사라집니다.

 

다시 라멘 가게로 돌아온 타키는 오쿠데라 선배와 츠카사와 합류해 후루카와 도서관으로 이동했고 그곳에 있는 희생자 명부에서 미츠하와 가족, 친구들의 이름을 발견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미츠하에 대한 기억도 희미해져 가던 타키는 문득 자신의 손목에 둘러진 끈을 보고, 불현듯 미야미즈 가문의 신지를 떠올리게 됩니다.

다시 라멘 가게 주인의 도움으로 신지에 도착할 수 있었던 타키는 그곳에서 미츠하의 쿠치카미자케를 마시고 일어서는 찰나 빗물에 미끄러져 넘어집니다. 그러면서 미야미즈 가문의 미츠하의 기억과 이어져 과거와 혜성이 충돌한 날의 기억을 모두 알게 됐고 깨어났을 때 다시 타키는 미츠하가 되어 있었습니다.

 

미츠하가 된 타키는 친구인 텟시와 사야카에게 오늘 밤 혜성이 떨어져 마을에 큰 재난이 발생할 것을 알리며, 주민들을 모두 대피시키기 위해 마을 발전소를 폭파시킬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미츠하의 아버지의 협조 없이 순조롭게 모든 사람을 피난시키기는 쉽지 않았고,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의문을 갖는 아버지를 뒤로한 채 미야미즈 신지에 있을 타키로 변한 미츠하에게 향합니다.

 

황혼이 시작된 시간 그 둘은 만났고, 3년 전 미츠하는 타키를 만나러 도쿄에 왔다는 사실과 타키의 팔에 둘러진 끈도 미츠하가 주고 간 것이라는 것도 또 혜성으로 미츠하는 죽었다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타키는 자신의 끈을 미츠하에게 돌려주며 혜성 충돌과 관련하여 친구들과 세운 정보를 알려주고, 서로의 이름을 잊지 않기 위해 각자의 손에 이름을 쓰기로 합니다. 타키가 먼저 미츠하에 손에 적고 미츠하가 타키의 손에 적으려는 순간 황혼이 끝나고 그 둘은 각자의 시간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미츠하는 아버지를 설득하기 위해 달려갔고, 자신에게 정보를 알려준 소년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 혼란스러워합니다. 혜성은 떨어지기 시작했고 달려가던 미츠하는 넘어졌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손바닥에 적힌 좋아해라는 글을 보게 됩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던 미츠하는 마음을 다시 잡고 아버지에게 다시 뛰어가기 시작합니다.

 

시간은 5년이 흘러 타키는 취업을 하기 위해 면접을 보며 일상적인 생활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뉴스에는 8년 전 혜성의 파편이 이토모리 마을을 직격 했고, 마을 전체가 우연히 재난 대피 훈련으로 부상자는 있지만, 아무도 사망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방영되고 있습니다. 그 뒤로도 타키는 계속 무언가를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 후 2년 뒤 미츠하와 타키는 우연히 출근하던 전철에서 서로 마주칩니다. 직감적으로 그 둘은 여태껏 찾아다닌 사람이 서로라는 것을 깨닫고 내려서 만나기 위해 달려갑니다.

둘은 만났지만 왜인지 서로를 그저 스쳐 지나갑니다. 망설이던 타키가 먼저 돌아서 미츠하에게 저, 나 당신을 어디선가라고 외쳤고, 울먹이며 가던 미츠하도 나도 라는 말을 하며 돌아섭니다. 그리고 둘은 동시에 외칩니다. 너의 이름은.라고.

 

아름다운 영상과 감각적인 OST까지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의 끝판왕!

가장 일본스러운 애니메이션 영화를 뽑으라고 하면, 첫 번째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일 것이고 그다음은 너의 이름은 일 것입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전통적이고 판타지가 가미된 일본스러움이라면, 너의 이름은 현대적인 정서와 사실적인 배경이 너무나도 일본스러웠습니다. 

실제 배경을 바탕으로 그려낸 작화가 사실감을 더해줬고, 영화가 흥행을 이어갈수록 배경이 된 곳도 성지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아갔었습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영화는 영상이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빛을 이용한 표현이 너무나도 섬세하여 애니메이션이지만, 마치 실제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처음 개봉되기 전 예고편이 먼저 알려졌었는데, 영화뿐 아니라 영화와 함께 흘러나오는 OST에서 이 영화는 대체 뭘까 하는 궁금증과 기대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했습니다.

 

영화는 단순히 타키와 미츠하의 시간을 뛰어넘은 사랑을 그리고 있지는 않습니다. 처음 등장하는 장면 중에 타키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아름다운 혜성을 보고 있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혜성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입니다.

아름답기만 한 혜성으로 타키와 미츠하가 만나게 되지만 뒤로 갈수록 혜성은 재난의 원인이 되어 충격적인 장면까지 이어집니다. 그리고 미즈하는 타키의 기억 속에서도 희미해져 가고, 미즈하가 살고 있던 이토모리 마을은 모든 사람 기억 속에서는 없어진 곳이 되어버립니다.

단순한 러브스토리가 아니라 이런 영화의 반전 장치 때문에 더 흥미진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가 이토록 흥행했던 이유 중에는 꿈의 등불(夢灯籠), 전전전세(前前前世), 스파클(Sparkle) 등 OST도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인기 밴드인 RADWIMPS가 전곡을 작곡하고 작사에도 참여했고, 제작 당시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만들었다는 일화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영상과 찰떡같이 잘 맞아 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영화가 상영될 때 N차 관람은 당연하다는 분위기를 타고 저도 여러 번 봤지만, 일부 영화 관객의 OST를 따라 부르거나 중요한 장면의 대사를 따라 한다거나 하는 불편한 행동 때문에 다소 눈살을 찌푸렸던 기억도 있습니다. 그때는 그랬지만 돌아서서 생각하니 그것도 웃음이 나는 해프닝이었던 것 같습니다.

 

현재 넷플릭스에서도 스트리밍 되고 있는 너의 이름은.은 지금처럼 날이 따뜻해지는 봄날, 한적한 오후에 느긋하게 보기 좋은 영화인 것 같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