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하울의 움직이는 성 (2004)

2004년 12월 23일에 개봉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장편 애니메이션입니다. 원작 다이애나 윈 존스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모티브로 하였고, 미야자키 하야오가 감독을 맡았고 영화 음악은 히사이시 조가 맡았습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더불어 글로벌 흥행 1억 달러 이상을 기록한 애니메이션으로 개봉 당시 하울의 목소리 연기를 일본의 최정상 인기 배우이자 그룹 SMAP의 리더 기무라 타쿠야로 알려져 너도나도 극장가에 달려갔었던 추억이 있는 영화입니다.

 

내가 지키고 싶은 것이 생겼어. 그건 바로 너야.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받아 모자가게에서 일을 하던 소피는 어느 날 동생을 만나러 가는 길에 군인 둘을 만나 곤란한 상황에 빠집니다. 그때 불현듯 뒤에서 한참을 찾았잖아라며 한 남자가 다정하게 소피 곁에 옵니다.

그는 마법으로 길을 막고 서 있던 군인 둘을 돌려보냅니다. 그리고 뒤에서 무언가에 쫓기는 듯 한 느낌을 받은 그는 소피와 같이 걸어가다 하늘을 날기 시작합니다. 공중에서 산책하듯 날아 소피가 일하는 동생의 가게에 도착합니다.

 

그날 저녁 모자가게에 돌아온 소피에게 황야의 마녀가 찾아옵니다. 마녀는 소피에서 다른 사람에게는 말할 수 없는 저주를 걸고 사라집니다. 정신을 차린 소피는 할머니로 변한 자신의 모습에 놀랍니다.

다음 날 아침 소피는 변해버린 모습으로 계속 모자가게에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그곳을 떠납니다. 정처 없이 황야를 가던 소피는 나무 덩굴 속에 있는 순무 머리를 한 허수아비를 꺼내 줍니다. 순무 허수아비는 고마움에 지낼 곳이 없는 소피를 하울이 살고 있는 성으로 안내합니다.

 

소피는 성안에 들어와 불의 악마 캘시퍼를 만납니다. 하울의 성을 움직이고 있는 캘시퍼는 자신이 저주로 성안에 갇혀 있고, 자신의 저주를 풀어주면 소피의 저주도 풀어주겠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고단한 소피는 그대로 잠이 듭니다.

다음 날 아침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소피는 눈을 뜹니다. 어딘가에서 꼬마 마르클이 나와 스승을 대신해 서신을 받아 아무 데나 넣어두고 있었습니다. 신기하게도 문이 열릴 때마다 밖은 계속해서 장소가 바뀌게 됩니다.

처음 보는 광경에 신기해하는 소피와 달리 마르클은 퉁명스럽게 대합니다. 아침을 준비하던 중 소피 옆에 하울이 나타납니다. 소피는 그를 알아봤지만 소피 할머니며 새로운 청소부라고 둘러댑니다.

 

함께 식사를 하던 중 하울은 소피는 주머니에 무언가 있음을 알아챕니다. 소피는 주머니에는 하울의 심장을 노리고 있다는 말이 담긴 마법 쪽지가 들어있었습니다.

마르클은 소피에게 황야의 마녀냐고 물었지만, 소피는 자신을 이렇게 만든 그 마녀를 생각하며 분노했지만 자신의 저주가 무엇인가에 대해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날부터 소피는 성의 여기저기를 깨끗하게 청소하며 그들과 함께 살아갑니다. 하울은 함께 지내는 시간보다 집을 비우는 시간이 더 많았는데 그때마다 마법으로 전쟁에 참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와 다름없는 하루를 시작했는데, 하울이 목욕하다 갑자기 뛰어내려옵니다. 소피가 청소하면서 물건을 건드리는 바람에 하울의 머리색이 변해버린 것입니다. 하울은 아름답지 않으면 살 의미가 없다며 크게 낙담합니다.

소피는 그 모습에 자신은 한 번도 예뻤던 적이 없는데 고작 머리 색이 변한 것으로 낙담하는 하울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밖으로 뛰쳐나간 소피의 머리 위에는 비가 쏟아지고 있었고, 그 비를 틈타 엉엉 울기 시작했습니다.

한참을 울고 있는데, 자신의 머리 위에 누군가 우산을 씌워주는 것을 느꼈고 돌아보니 그곳에는 순무 허수아비가 우산을 들고 서있었습니다. 다정한 마음에 위로를 받은 소피는 급히 뛰어나온 마르클을 따라 낙담해서 녹아내리는 하울을 구하러 다시 성으로 들어갑니다.

 

상황이 정리되고 진정이 된 하울에게 성이 지저분한 이유는 마녀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부적이었다는 사실을 듣게 됩니다. 그리고 황야의 마녀가 왜 하울을 노리는지, 그리고 자신이 왜 전쟁에 참전하고 있는지에 대해 말해줍니다.

소피는 하울에게 전쟁에 불러낸 국왕의 명령을 거절하라고 하지만, 그 또한 마법 학교 입학 때 맹세를 한 것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대신해 엄마로서 국왕에게 더 이상 전쟁에 참전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오라고 얘기합니다.

 

하는 수 없이 하울을 대신해 소피는 국왕을 만나러 갑니다. 왕궁 앞에 도착한 소피는 늙은 개인 힌과 황야의 마녀도 다시 만나게 됩니다. 왕궁 안에 어렵게 도착한 황야의 마녀는 설리만에 의해 마법의 힘을 뺏기고 할머니로 변해버립니다.

설리만은 변해버린 황야의 마녀를 보여주며 악마와 계약한 하울도 저렇게 힘을 뺏기게 될 거라고 말하지만 소피는 하울은 스스로 악마와 관계를 정리할 거라며 당당하게 얘기합니다.

그때 국왕이 비행물체를 타고 와 착륙했고, 이야기하는 곳으로 다가옵니다. 설리만에게 소피를 소개받은 국왕은 마법으로 전쟁에서 승리할 생각이 없다는 얘기를 하는데 갑자기 똑같이 생긴 국왕이 나타나 드디어 결전이라며 쑥대밭을 만들 거라는 말을 합니다. 먼저 등장한 국왕이 하울이 변신해서 따라온 것이었습니다.

 

얘기가 끝난 하울은 소피를 데리고 설리만의 공격을 피해 왕궁을 탈출합니다. 하울은 소피와 따라온 황야의 마녀, 힌까지 무사히 성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고 자신은 설리만의 공격을 따돌립니다.

다음 날 하울은 설리먼을 피해 모두와 함께 이사를 갑니다. 그곳은 예전에 소피가 지내던 가게와 너무나도 닮은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비밀의 뜰에 소피를 데려가 줍니다. 아름다운 곳에서 소피는 왠지 예전에 와본 적이 있는 느낌이 든다고 합니다.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던 그때 하늘을 날아다니는 군함을 발견합니다.

밤이 깊어지고 밖에는 공습경보가 울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설리먼의 부하들이 하울의 집을 찾아 서성입니다.

 

다음날 집에 소피의 엄마가 찾아옵니다. 소피의 엄마는 이상한 주머니를 두고 가는데 거기에는 엿보기 벌레가 들어있었습니다. 황야의 마녀는 그 벌레를 캘시퍼에게 던졌고, 그것을 먹은 캘시퍼는 왠지 살아나지 못하고 점점 꺼져갑니다.

그때 폭탄이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집이 마구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밖은 불이나 난리였고 설리먼의 부하까지 공격해 오기 시작합니다. 폭탄이 떨어지는 위기의 순간 하울이 나타나 소피를 구해줍니다.

겁을 먹은 소피는 다시 나가려는 하울을 붙잡지만, 하울은 더 이상 도망치치 않을 것이고 소피를 지키겠다고 말하며 떠납니다.

 

소피는 자신들이 여기 있는 동안 하울은 계속해서 싸울 거라며 다시 돌아오게 하기 위해 무리하게 캘시퍼를 성에서 꺼냅니다. 성은 무너졌고 무너진 성위로 군함이 날아갑니다. 다행히 아무에게도 위치를 들키지 않았고 다시 성안으로 들어갑니다. 캘시퍼의 도움으로 성의 일부만 움직일 수 있게 됐지만, 캘시퍼 속에 있는 하울의 심장을 발견한 황야의 마녀 때문에 모든 것이 다 무너집니다.

 

황야의 마녀는 캘시퍼의 불길에 휩싸였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물을 끼얹었습니다. 캘시퍼의 불길이 꺼지고 하울도 죽을지 모른다는 불안에 소피는 절망에 빠져 울고 있을 때, 갑자기 끼고 있던 반지에서 빛이 나기 시작합니다.

그 빛을 따라간 소피는 하울의 어린 시절로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하울은 캘시퍼에게 자신의 심장을 주며 계약을 맺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갑자기 땅이 꺼지면서 현실로 되돌아온 소피는 기다리고 있던 하울을 만나게 됩니다.

소피는 하울의 심장을 다시 하울에게 돌려놓았고, 캘시퍼도 드디어 저주에서 해방됩니다. 그리고 본인도 마녀의 저주에서 해방됩니다. 마지막으로 순무 허수아비도 소피의 키스에 저주가 풀려나는데 그는 이웃나라 왕자였고 곧 자신의 나라에 돌아가 전쟁을 멈추겠다며 떠납니다. 전쟁이 사라진 뒤 소피와 하울 그리고 캘시퍼, 마르클, 힌 그리고 황야의 마녀까지 모두 움직이는 성에서 행복하게 살게 됩니다.

 

꽉 닫힌 해피엔딩으로 만족스러웠던 영화

2001년에 개봉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인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역대 흥행 탑 랭킹 안에 드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그동안 지브리 애니메이션에서는 볼 수 없었던 꽉 닫힌 러브스토리가 만족스러웠던 영화입니다.

 

여전히 제 마음속에는 치히로와 하쿠가 어떤 에피소드라도 만들어서 다시 만나는 장면이 나오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 바람은 치히로의 대사에서 자신이 빠진 하쿠가 있는 강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강이 사라졌다고 하는 부분에서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러브스토리가 내 맘대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구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2004년에 개봉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보러 갔을 때, 처음부터 끝까지 소피랑 하울이랑 또 헤어질지도 몰라라는 생각을 하면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봤던 기억이 납니다. 다행히도 해피엔딩이었습니다.

 

작화는 하울이 살고 있는 성은 처음 등장했을 때 그 괴기스러움에 조금 충격을 받았지만, 전체적으로 유럽을 배경으로 너무 아름답게 그려놨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역시 처음에 하울을 만나 소피와 공중에서 산책을 하는 듯 날아가는 장면입니다. 그때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도 잘 아는 음악인 인생의 회전목마(Merry-Go-Round of Life)가 흘러나옵니다.

음악과 장면이 너무 찰떡같이 들어맞아서 지금 봐도 이 부분만큼은 집중해서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소피는 황야의 마녀의 저주에 걸려 90살 할머니로 하루아침에 변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 갈 모자가게를 두고 황야로 떠나게 됩니다. 그러면서 소피는 가업을 물려받아야 하는 상황에 아무 대꾸도 하지 않는 순종적인 모습에서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모습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소신이 드러나는 장면이나 잠을 잘 때는 할머니에서 본래의 소피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도 합니다. 하울 역시 직면한 문제에 도망치기만 했지만 소피를 만나면서 변하기 시작합니다.

 

이 영화를 크고 나서 다시 보면서 다시 생각하게 된 부분은 처음 소피와 하울이 만나는 장면의 대사입니다. 소피가 곤란한 상황에 빠졌을 때 하울이 나타나 한참을 찾았잖아라는 말을 합니다. 어릴 때는 이 말이 그 상황을 빠져나가려고 일부러 친한 척하면서 한말이겠구나라고만 생각했는데, 크고 나서 다시 봤을 때 이 말은 가장 뒷부분의 장면과 연결이 됩니다.

소피는 마법에 의해 하울의 어린 시절을 보게 되는데, 그때의 하울은 자신의 심장을 대가로 마법의 힘을 얻게 됩니다. 그 장면을 지켜보던 소피의 발아래가 갑자기 꺼지면서 구멍으로 다시 빨려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면서 하울을 향해 난 소피야! 기다려! 꼭 갈 거야!라고 외칩니다. 하울 역시 그 말에 놀란 듯 소피를 바라보는 연출이 되어있습니다.

결국 한참을 찾았다는 말은 주제곡인 인생의 회전목마처럼 돌고 돌아서 자신의 저주를 풀어 줄 소피를 하울은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스토리상 이렇게 완벽한 서사였나 싶을 정도로 다시 봐도 흥미롭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되기 시작하면서 항상 일본어 시험 청해 시간처럼 심심할 때마다 틀어놓고 있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한국말 더빙도 잘 되어 있지만, 연기력은 전문 성우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 시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기무라 타쿠야의 목소리 그대로 시청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