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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부리부리 왕국의 보물 (1994)

원작 코믹스 8권의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된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중 두 번째 이야기인 부리부리 왕국의 보물은 일본에서 1994년 4월 23일에 개봉했습니다. 한국은 1995년 비디오로 출시가 되어, 어릴 때 비디오 대여점에서 빌려 본 기억이 납니다. 극장판 23기가 나오기 전까지 역대 흥행 2위를 지키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상당했습니다.

동남아시아 이슬람 국가를 모티브로 한 부리부리 왕국은 떡잎마을을 벗어난 첫 해외 로케이션에 짱구와 엄마, 아빠가 메인인 몇 안 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상영시간은 약 94분입니다.

 

오홋, 내가 두 명 있다!

먼 나라 부리부리 왕국. 밤을 틈타 하얀 복면을 한 아나콘다의 부하들이 침입하고 짱구 왕자를 납치해갑니다. 아나콘다는 부리부리 왕국의 보물을 차지하고 전 세계를 손에 넣으려는 야심을 가지고 있는 악당입니다.

 

한편 일본에서는 짱구는 평소와 다름없는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유치원에서 가장 갖고 싶은 그림을 그리는 시간에 유리는 여름이 되기 전 해바라기를 심을 거라고 얘기하고 철수는 포르셰, 맹구는 우주여행 티켓, 짱구는 뉴스스테이션에 나오는 차미리 누나의 사인을 가지고 싶다고 합니다. 그때 유치원을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집으로 간 짱구는 엄마와 함께 시장에 장을 보러 가게 됐고, 돌아오는 길에 경품추천 대잔치 행사를 하는 곳을 지나갑니다. 경품은 황금 구슬이 나올 경우 무려 부리부리 왕국 5박 6일 여행권이었고, 짱구의 성화에 하는 수 없이 경품추천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빙글빙글 돌아가는 경품 기계 안에는 모두 황금 구슬뿐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엄마와 짱구는 여행 경비까지 모두 부담해 준다 소리에 들떠서 집으로 향합니다.

 

다음날 짱구네 가족은 따뜻한 섬나라 부리부리 왕국으로 가는 하얀 뱀이 그려진 비행기에 올랐고, 즐거운 여행에 들떠있습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비행기에 아나콘다 부하 화이트스네이크단이 나타나 짱구를 잡아가겠다고 말합니다.

짱구를 데리고 엄마와 아빠는 낙하산을 메고 비행기에서 뛰어내려 숲에 불시착합니다. 숲을 헤매던 짱구네 가족은 짱구가 만난 아기 원숭이를 따라갑니다. 원숭이 사원에 도착한 가족은 짱구 덕분에 원숭이들에게 먹을 것을 얻어먹게 됩니다.

아기 원숭이와 초코비를 같이 나눠먹으려던 짱구는 통째로 뺏기는 바람에 좌절합니다. 눈치를 보던 아기 원숭이는 짱구를 데리고 사원 안으로 들어가 돼지코처럼 생긴 물건을 건네줍니다.

 

아침 해가 밝았고 짱구네 가족은 원숭이들 도움으로 숲길을 따라 나가서 기찻길을 발견합니다. 기차에 올라탄 가족들은 정신없이 음식을 먹기 시작했고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쉬고 있는데, 부리부리 왕국의 친위대 소령 룰룰 루 루루가 다가와 짱구에게 무사해서 다행이라는 말을 건넵니다. 짱구를 찡구 왕자라 오해한 루루는 짱구의 장난스러운 표정에 금방 찡구 왕자가 아니라고 인정합니다.

짱구네 가족의 좌초 지정을 들은 루루는 만난 짱구 가족과 함께 왕궁으로 가기로 합니다. 정글 대모험이 끝났다는 안도감도 잠시 다시 화이트스네이크단이 나타나 다시 공격을 시작합니다. 너무 강력했던 허브는 맞서 싸우는 루루를 쓰러뜨렸고, 짱구를 납치해갑니다.

 

납치된 짱구는 아나콘다 기지의 감옥에서 자신과 똑같이 생긴 찡구 왕자를 만납니다. 짱구와 찡구 왕자는 똑같이 생긴 모습에 서로 통했고, 친구가 되기로 합니다. 

 

다음날 부리부리 왕국의 보물이 있는 곳에 가게 된 짱구와 찡구는 문 앞에 열쇠 구멍에 들어가게 됐고, 신전의 문은 열리게 됩니다. 가는 길에 있는 함정을 피해 겨우 보물이 있는 곳에 도착합니다. 하지만 아나콘다의 부하 샐리와 세리는 보물을 나눠주지 않는다는 말에 기분이 상하기 시작합니다. 신전 꼭대기까지 힘겹게 올라간 아나콘다는 드디어 부리부리 왕국의 보물인 항아리를 손에 넣게 됩니다.

 

아나콘다는 춤을 추기 시작했고, 항아리에서 부리부리 마신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마신에게 부리부리 왕국뿐 아니라 이 세상 사람들 모두가 자신 앞에 무릎을 꿇을 만큼의 힘을 달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마신은 그 힘이 얼마만큼 필요한지 되물었고, 말이 막힌 아나콘다 앞에 짱구가 나타나 뉴스스테이션에 나오는 차미리 누나 사인이 갖고 싶다고 말합니다. 명확한 소원에 마신은 알았다는 말과 함께 사인을 받으러 직접 날아갑니다.

 

분노한 아나콘다는 남은 부하들에게 짱구와 찡구를 비롯 샐리의 몸에 붙은 위치 수신기를 따라온 루루와 짱구 엄마, 아빠까지 없애라고 명령하지만, 샐리와 세리는 보물을 찾으면 아무것도 주지 않을 거라는 말에 이미 기분 상했기 때문에, 아나콘다를 배신합니다.

그때 허브가 또 다른 항아리를 들고 나타납니다. 허브 역시 아나콘다를 배신하고 자신이 그 항아리의 마신을 불러냅니다. 항아리에는 흑마신이 들어있었고, 역시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말합니다. 이미 마신이 소원을 들어주는 존재라는 것을 안 사람들은 저마다 소원을 말합니다. 그 틈에 아나콘다가 마신의 모든 힘을 달라고 소원을 빕니다.

흑마신은 아나콘다의 소원을 들어주었고, 마신이 흡수된 아나콘다는 허브에게 남은 사람들을 모두 없애라고 명령합니다.

루루가 허브는 다시 싸우기 시작합니다. 한참 싸움을 하는데 갑자기 아나콘다가 괴상한 비명을 지르며 달려가 탑 아래로 뛰어내립니다. 그리고 흑마신의 모습이 된 아나콘다가 사람들 앞에 나타납니다.

 

그 모습에 놀란 사람들 앞에 차미리 사인을 들고 마신이 다시 나타납니다. 찡구 왕자는 저 둘을 봉인할 방법은 오랜 전설로 내려오는 열쇠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자신이 하고 있던 돼지코 모양의 목걸이를 보여줍니다. 옆에 있던 짱구도 아기 원숭이에게 받은 똑같은 돼지코 모형을 보여줍니다.

탑 꼭대기에 있는 돼지의 코에 두 열쇠를 꽂자 신전의 탑은 무너졌고, 무너진 탑에 흑마신은 당하고 맙니다. 마신은 다시 항아리로 돌아갔고 항아리는 사라집니다. 그리고 짱구는 소원이던 차미리 누나 사인을 받게 됩니다.

흑마신 역시 자신의 항아리에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고, 바깥에 있던 허브까지 잡아서 항아리에 영원히 함께 봉인됩니다.

그렇게 짱구네 첫 해외여행은 부리부리 왕국에 추억을 가득 남기고 마무리됩니다.

 

디즈니 알라딘과 오마주 되는 소재와 깔끔한 스토리 흐름

부리부리 왕국의 보물 편은 디즈니 영화인 알라딘과 오마주 되는 소재가 많습니다. 왕국의 보물은 다름 아닌 부리부리 마신이 담긴 항아리였는데 봉인을 풀기 위해 괴상한 춤을 앞에서 순서에 맞춰 춰야 합니다. 지니를 부르기 위해 램프를 문지르는 것에 비하면 개그적인 요소가 녹아있는 부분입니다.

또 나타난 마신이 소원을 들어주는 설정과 마지막에 악당 아나콘다가 흑마신으로 변하지만, 영원히 항아리 속에 봉인된다는 설정도 비슷합니다.

 

전반적으로 깔끔한 스토리 흐름과 익숙한 소재로 지루하지 않게 흘러가고, 거기에 짱구 만화 특유의 오카마(여장남자)의 등장이라던가, 짱구의 엉뚱한 개그라던가, 트레이드마크인 엉덩이 춤도 빠지지 않습니다.

어릴 때 기억은 짱구의 엉덩이 춤에 엉덩이도 다 나왔던 것 같은데, 언제부터인가 심의가 강해져 그 뒤에 방영되는 대부분의 엉덩이 춤은 계속 가려지게 됩니다. 아이들 만화라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또 짱구 극장판을 보면 초반에 대사나 인물들이 하는 행동을 보면 복선이 꼭 있는 것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전설의 춤을 춰라, 아미고! 편에서는 첫 장면에 유치원 선생님들이 모여 저녁 술자리에서 어묵과 곤약이 들은 탕을 먹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때 그 곤약이 후에 곤약클론과 이어지는 복선이었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로 짱구는 유치원에서 제일 가지고 싶은 것을 그리는데 뉴스스테이션에 나오는 차미리 아나운서의 사인이 받고 싶다고 말합니다.

결국에 이 사인은 아나콘다가 부른 부리부리 마신에게 짱구가 소원을 빌게 되면서 아나콘다의 계획은 물거품이 됩니다.

실제로 마신이 뉴스스테이션에 날아가 차미리 아나운서의 사인을 받아오는 것도 생각해보면 어이없이 웃게 만듭니다.

 

마지막 관전 포인트는 부리부리 왕국의 왕자 찡구가 처음에는 예의 바른 모습이지만, 후에는 짱구처럼 행동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재밌는 포인트도 많고 내용도 권선징악으로 깔끔하게 끝나서 무료할 때 넷플릭스에서 보기 좋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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