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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남자

완연한 봄을 맞아 옷은 점점 얇아지는데, 지난 코로나19의 사회적 거리두기로 '확 찐자'가 돼버려서 여기저기 군살을 보면 운동이라도 해야 하나 고민이 참 많아지는 시기입니다.

저 또한 그런 생각으로 고민하다가 운동을 한번 해보자 하고 맘을 먹게 된 결정적 계기가 건강검진 결과를 보니 이대로 살다가는 안 되겠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막상 운동을 하려고 하니 뭘 해야 좋을지 고민이 정말 많이 됐습니다. 왜냐하면 운동을 살면서 돈을 내고 해 본 적이 없는 운동 잼민이기 때문입니다.
'왜 비싼 돈을 내고, 시간까지 투자하면서 몸을 혹사시켜야 하는가'라는 게 평소 생각이었기에 필라테스 등록까지 상당한 내적 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진짜 하루에도 수십 번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로 스트레스까지 받을 정도였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운동 잼민이로 살아온 세월이 길기 때문에...😅
하지만 필라테스를 한 뒤로 1년간 가기 싫어서 빠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고, 저와 비슷한 생각으로 필라테스 등록을 망설이고 있거나 괜찮은 운동을 찾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필라테스 괜찮은 운동이라고 해봐라고 권할 수 있게도 됐습니다.

그래서 필라테스에 전문가적 지식을 가진 것도 아니고, 그저 먼저 해 본 사람으로서 제 주변처럼 필라테스를 망설이시는 분이 있다면 조금이나마 응원을 보내고자 글을 적어 보게 됐습니다.

"너도 필라테스 할 수 있어!" 🙂

일단 필라테스 등록하러 가자!

필라테스를 망설인 이유 중 하나는 몸에 착 달라붙는 레깅스가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 인터넷에서 검색부터 해 보니까 저처럼 고민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고, 모두가 몸매가 다 드러나는 필라테스복을 입고 운동하는 모습이나 기구 앞에서 자랑삼아 사진을 찍는 모습과 무시무시한 필라테스 기구들이 제가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전부였습니다.
그래서 먼저 든 생각은 성격이 조선 유교 걸이라 나의 필라테스복 입은 모습을 상상하니 민망하기도 하고 옆에 사람들이나 가르쳐주시는 선생님의 시선이 부담스러울 것 같았습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 걱정할 필요가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물론 SNS에 보이는 몸매가 아름다운 분들에 비해 비루하기 짝이 없는 몸매지만, 운동을 하기 위해 그 운동에 맞는 운동복을 입는 것이라 생각하면 맘이 편합니다. 그리고 같이 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똑같이 동작 따라가는데 바쁘기 때문에 다른 사람 쳐다볼 여유가 없습니다. 이건 정말 사실입니다.

몸매가 드러나는 필라테스복을 입는 이유는 단 한 가지, 운동할 때 선생님이 보시고 자세를 디테일하게 잡아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동작을 했을 때 써야 될 근육이 제대로 움직이는가, 엉뚱한 근육에 힘이 들어가거나 무리 없이 하고 있는가를 헐렁한 옷을 입고서는 코칭받기에 무리가 있습니다. 게다가 기구를 사용해 역동적인 동작을 할 때는 나풀나풀 거리는 옷이 되려 방해가 되어서 동작에 집중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필라테스복을 입는 것이니 여기에 대해 전혀 부담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그다음 망설인 이유는 나는 심각한 몸치인데 과연 내가 잘 따라 할 수 있을까입니다. 근육량도 현저히 적은 물렁물렁한 몸에 필라테스 기구도 낯설고 사진으로 봐온 동작들도 저건 사람이 할 수 있는 자세가 아닌데 하는 것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등록 전에 상담하면서 알게 된 것은 필라테스 선생님마다 가르치는 스타일이 다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상담할 때 자신의 운동 스타일에 맞는 선생님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유산소보다는 재활 느낌의 스트레칭 위주의 선생님 수업을 선택했고 지금도 힘은 들지만 수업에 만족하면서 운동하고 있습니다. 사실 유산소를 정말 극혐 합니다. 헬스를 택하지 않고 필라테스를 선택한 이유도 유산소 운동이 싫어서였습니다. 그렇다고 필라테스에 유산소 동작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헬스보다 다만 횟수가 적을 뿐입니다. 한 번씩 본의 아니게 수업을 빠지게 되면 다른 선생님의 수업에 보강을 듣게 되는데, 대부분 유산소 운동이 꼭 들어가 있어서 한번 듣고 나면 어떤 수를 써서라도 수업을 절대 안 빠지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필라테스 수업방식은 대게 1:1과 1:2, 1:5 그룹수업으로 대부분 구성되어있습니다. 저는 1:1로 시작을 했습니다. 물론 비용은 훨씬 더 비싸지만, 원하는 시간에 수업을 잡을 수 있고 오로지 저 혼자서 집중할 수 있는 부분이 좋았습니다. 1:1 수업의 단점이 있다면 쉴 틈이 없습니다. 오로지 나와 선생님만이 그 긴 시간을 견뎌야 하는 그런... 웃고 있지만 눈물이 나는...🥲

필라테스 기구에 익숙해지고 난 후에 1:5 그룹 수업을 들어가서 지금까지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데, 다른 회원들은 그룹운동으로 시작했는데도 설명을 듣고 잘 따라 합니다. 동작이 이상하다거나 써야 될 근육에 자극을 못 받는 게 선생님 눈에 포착되면 또 선생님과 나만의 길고 긴 코칭의 시간에 돌입하게 됩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그룹수업을 받아도 따라 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은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필라테스는 남자는 할 수 없나?

필라테스는 남자도 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애당초 운동부족과 재활치료를 위해 고안된 운동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자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다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운동을 하면서 남자 회원도 봤고, 초등학생 회원도 봤고, 어머니 연배의 회원도 봤는데 똑같은 기구를 사용하여 똑같이 운동하고 있습니다. 다만 운동 강도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물론 남자 회원이 여자 회원과 같이 그룹반에 섞여서 하는 사례는 한 번도 본적도 들은 적도 없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1:1 수업을 진행하거나, 또 요즘에는 이런 수요를 위해 남자 회원 그룹반이 있는 필라테스 학원이 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필라테스 준비물은?

필라테스를 하기 위해 준비할 것은 맘에 드는 색상의 필라테스 레깅스와 필라테스 양말만 준비하면 끝입니다. 필라테스 레깅스는 상하의 둘 다 준비를 해야 하고, 필라테스 양말은 꼭 신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기구가 미끄럽지는 않지만 땀 때문에 찝찝하거나 만에 하나 낙상사고가 발생할 것을 염두해서 저는 꼭 신습니다. 필라테스 양말은 운동을 한번 해보고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필라테스복은 헬스 할 때나 필라테스를 할 때나 똑같은 것 같습니다. 제가 본 남자 회원경우도 헬스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의는 붙는 반팔에 하의는 레깅스에 반바지를 입은 복장으로 편하게 수업을 들으러 오고 있습니다.

저는 주로 젝시믹스라는 브랜드에서 레깅스나 필라테스 양말을 구매합니다. 신축성이 좋은 소재라 한번 구매하면 일 년 내내 입고 있지만, 뭔가 기분상 이쁜 게 좋다고 깔맞춤으로 맞춰 입으려고 여러 개 사두고 있습니다. 젝시믹스 외에도 안다르라는 브랜드도 있습니다. 레깅스는 이 두 브랜드를 가장 많이 선택하는 편인 것 같습니다.

또 레깅스가 신축성이 좋다 보니 속옷라인이 드러나기도 쉽습니다. 그래서 운동복 안에 입을 수 있는 봉제선이 없는 속옷을 구비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필라테스 양말은 발바닥에 미끄럼 방지가 되어있는 것을 선택합니다. 대신 발가락이 다 뚫린 디자인을 선택하건, 무좀 양말처럼 발가락 별로 나눠진 디자인을 선택하건, 일반 발목 양말처럼 생긴 디자인을 선택하건, 니삭스 형태의 디자인을 선택하건 본인의 취향대로 택하면 됩니다.

필라테스 효과는 있는가?

저는 1년 동안 변화가 확실히 있고 만족하고 있고 계속 운동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는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서 심각한 거북목에 어깨도 항상 굽어 있었는데, 이 부분이 많이 개선이 되었습니다. 모니터로 빨려가고 있다 인지하는 순간 얼른 자세를 고쳐 잡는 것도 좋은 습관이 된 것 같습니다. 또 목 근육에 힘이 생겨서 목 근육이 뻣뻣해서 오는 두통이나 쓸데없이 승모근에 힘이 잔뜩 들어갈 일이 없어져서 피곤함이 덜합니다.

두 번째유연성과 근육이 생긴 점입니다. 엉덩이 상실증이라고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텐데, 저는 엉덩이에 살이 없어서 일자로 뚝 떨어지는 엉덩이 라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무슨 옷을 입어도 태가 안 사는 건 둘째 치고, 살이 없어서 오래 앉아있으면 엉덩이 근육에 염증이 생긴 적이 있을 정도로 심각했습니다.

하지만 필라테스를 하면서 잃어버린 엉덩이를 찾을 수 있게 됐고, 엉덩이에 근육이라는 프레임이 탄탄하게 잡히면서 살도 자연스럽게 붙게 됐습니다. 킴 카다시안 같은 엉덩이는 아직은 무리지만, 옷을 입을 때 자신감도 생기게 됐습니다.

허벅지에도 근육이 붙으면서 운동하거나 일상 활동하는데 예전에는 조금만 움직여도 금방 지쳤다면 요즘은 좀 더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 유연성이 많이 좋아져서 몸의 가동 범위도 증가하게 됐고 그러면서 부상 당할 일도 적어졌습니다.

세 번째다이어트 효과가 있습니다. 뱃살과 뒷 등살, 러브핸들, 부유방 등등 모두가 어느 사이에 덕지덕지 붙어서 누가 봐도 운동 안 하는 몸이었는데,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움직이면서 여기저기 쌓인 불필요한 지방이 서서히 빠지고 코어 근육도 생겼습니다. 전체적으로 몸이 흐물흐물했던 게 탄탄하게 변했습니다.

물론 지방을 빼려면 어느 정도의 절제된 식단은 필요합니다. 운동을 시작하면서 밀가루를 줄이고, 단백질 섭취량은 증가시키고 좋아하던 탄산음료도 콤부차와 같은 대체 음료로 바꾸고, 물도 엄청 많이 마시고 있습니다.
물은 운동 후에 피로한 근육을 푸는데도 정말 도움이 많이 됩니다.

그래서 필라테스 추천합니다!

여전히 운동하는 날은 점심 먹는 다음부터 우울해지고, 한 동작마다 열 번도 안 되는 횟수에도 헉헉대면서 집에 갈 때는 녹초가 되지만, 조금씩 운동을 견뎌낼 수 있는 근육이 크고 있고 평소에도 몸을 생각하는 건강한 습관이 든 것만으로도 잘 선택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까지 읽었는데 별거 없네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근데 사실 별거 없는 게 맞습니다. 몸이라는 게 수십 년을 그렇게 안 살아왔는데, 고작 일주일에 몇 번 하는 것으로 다른 사람으로 변하게 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중요한 것은 운동하기로 맘을 먹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기 때문에 옆에서 선생님이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러니 못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이 동작을 전혀 할 수 없다 판단은 선생님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할 수 있는 만큼 움직이기만 하면 그런 시간이 쌓인 뒤에 분명 달라진 본인에게 만족하게 될 날이 올 것입니다.

그러니 망설이지 말고 내일보다 더 젊은 오늘부터 시작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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